'제2연평해전 영웅' 이희완 보훈부 차관 유임 기류
허고운 기자
2025.07.02 오전 06:15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첫 개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외교안보 유관부처에선 유독 국가보훈부 차관 인사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특별한 후보군이 감지되지 않으면서 이희완 현 차관의 유임 가능성이 2일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외교부·국방부·통일부의 차관을 모두 임명하고 장관 후보자도 지명하는 등 외교안보 유관부처 인선을 거의 마무리했다. 현재 남은 자리는 병무청장, 방위사업청장, 보훈부 차관 정도다.
다른 부처는 국회 인사청문회 등 장관 임명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차관을 먼저 임명하며 업무 및 조직 안정화를 꾀했다. 그런데 보훈부만 유독 차관 인사가 발표되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지명된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보훈부 안팎에선 뚜렷한 신임 차관 후보군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최근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유임 사례처럼, 이 차관도 유임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 차관은 해군사관학교 54기 출신으로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에 참전했다. 그는 북한군의 공격으로 전사한 참수리-357정의 정장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을 대신해 정장대리를 맡아 전투를 지휘했고, 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 차관은 충무무공훈장을 받았으나, 신체장애를 이유로 현역 부적합 심의에 회부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중령에 이어 2023년 12월 대령으로 진급했다. 이후 보훈부 차관에 임명되면서 전역했다.
이 차관은 이후 약 1년 반 동안 특별한 잡음 없이 보훈부 내부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인 출신으로서 실무와 정책 양면에서 조율력을 보여준 데다, 스스로가 보훈대상자인 점에서 보훈 행정에 대한 상징성과 설득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보훈부 내부에선 '젠틀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평이 나온다.
이 차관의 유임 가능성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권오을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밝혔듯, 그가 보훈 분야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차관의 유임을 통해 보훈 행정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인사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가 유임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보훈부 차관 인사가 급박한 현안이 아닌 만큼, 대통령실이 외부 인사 영입과 내부 승진을 동시에 놓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최원일 전 천안함장의 차관 임명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예비역 해군 대령인 최 전 함장은 지난 정부에서도 보훈부 차관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그는 과거에 천안함 피격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안팎 인사들과 껄끄러운 사이로 알려졌으나,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 초청되며 '파격 발탁' 가능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