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철 기자의 軍불때기]국가보훈의 음영...군인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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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철 기자의 軍불때기]국가보훈의 음영...군인은 말이 없다
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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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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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8.06.16 오후 11:58
최종수정2018.06.17 오후 4:07
문형철 기자 캐리커쳐6월은 호국보훈의달이다. 때문에 전국 곳곳에 호국보훈관련 행사도 많다.
하지만 정부와 군당국은 호국보훈을 정치적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것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주목받는 보훈과 그렇지 못한 보훈이 항상 존재했었디 때문이다. 여기서 호국보훈의 음과 영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이 시기만 되면 기자도 옛전우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복무 중 순직한 동기를 만나러 가기도 하고, 일선 부대 지휘관 및 참모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동기를 만나기도 한다.
동기생들은 얼마전 폐암으로 사망한 한 후배 장교의 이야기를 많이들 했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유 대위는 군복무 중 노출된 석면으로 인해 지난 3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몸이 불편한 한 동기생은 내게 "호국보훈이 뭐지. 어떤 죽음이나 부상은 주목을 받지만, 또 다른 한면은 그렇지 못하고 그러기에 국가도 버려두는 것 같다"며 유 대위의 이야기를 꺼냈다.
2008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유 대위는 신체검사 1급을 받을 정도로 건강한 정보통신병과 장교였다.
술,담배도 멀리하던 그가 폐암판정을 받은 것은 2014년이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자포자기 할 상황이겠지만, 유 대위는 달랐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그가 올린 글들은 삶의 의지가 강했다. 오히려 '폐암환자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머러스 했다.
보호장비 없이 석면에 노출된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유 대위는 폐암과 업무의 상관성을 입증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2년이 넘는 공방 끝에 법정은 유 대위의 손을 들어주며 국방부에 상이연금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렸지만
국가유공자 인정과 관련해 보훈처와 소송을 준비하던 중 하늘로 긴 여행을 떠났다.
이 야기를 해준 동기생은 "호국보훈 같은 소리는 달나라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군과 보훈당국은 처음부터 유 대위를 도울 생각을 하지 않은 거야. 언론에도 별로 안 나왔잖아"라고 말했다.
물론 군복무 중 석면노출이 직적접 사인인지 밝히는 것은 긴 시간이 걸릴 문제지만, 군 당국은 보훈대상 선정이 달갑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지난해 8월 강원 철원군에서 발생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고 지난 5월 24일 전역한 이찬호 예비역 병장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도 일면 닮은 부분이 있다.
이 병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에 계속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군은 제대하라고 한다는 요지로 병원비에 대한 부담을 군이 회피하여는 것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향후 치료와 보훈절차 등을 설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의 설명이 충분한 설명이었을지에는 의구심이 든다.
언론이 이를 문제시 삼자, 국방부는 보훈절차를 설명했다. 범죄자에게도 미란다 원칙을 고지해, 충분히 이해하도록 법적권리를 설명해준다. 그런데 국방부는 항상 뒷북이란 느낌이다.
유 대위 이야기를 꺼낸 동기생은 몸이 건강하지 않다. 위관장교 시절 훈련통제 중 사고로 크게 다쳤지만, 부대에 폐가 된다며 치료를 미뤘다. 그는 현재 뛸 수 없는 몸이다.
그는 내게 "군인들이 말안해도 먼저 국가가 챙겨주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면서 "대한민국 모든 국군장병의 헌신이 동일한 대우로 돌아오길 간절히 원한다"고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captinm@fnnews.com 파이낸셜뉴스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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