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군인가족-가족묘지(문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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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화의 노병의 독백

영원한 군인가족-가족묘지(문정은)

0 1,308 2004.04.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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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주어진 여건과 처해진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4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조상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밀려드는 어려움과 시련을 극복해야 하고, 가난을 비관하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노년에 의식주가 해결되니 조상을 생각하게 된다. 종친회에서 조상을 선산(先山)에 모셔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져, 남편은 같은 충남이지만 예산군과 당진군, 논산군으로 흩어져 있는 조상의 유택을 당진군 면천면의 선산으로 합치기로 결심하고,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가족묘지를 형성하기로 마음먹는다.

  고조할아버지 내외분과 증조할아버지 내외분, 할아버지 내외분과 시부모님 내외분을 한군데로 모시게되니, 죽은 이산가족의 재 결합이다.
  가족묘역을 조성한다는 것이 재력있는 사람에겐 쉬운 일이지만 우리에겐 힘에 벅찬 일이다.
  공사를 진행할 땐 옹안리 성권(朴性權)이 조카의 조언과 주선을 받았고, 당일의 음식도 조카 댁의 수고로 무난히 끝냈다.
  80이 넘은 막내고모(姑母)께서도 아들(權寧夏)을 대동하고 선조의 이장을 보러 오셨고, 둘째고모의 아들 김역구(金然龜)씨도 외갓집 일에 수고를 전담한다.
  서울에서, 경기도에서, 당진군에서 친척들이 모여서 공사를 진행 하고, 율사리와 옹안리, 마교리의 동네어른과 친구들이 모여서 가족묘지 조성을 거든다.

  남 보기엔 쉬운 일인 데 본인으로선 사람구실을 하려니까 여간 힘드는 일이 아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이사도 어려운 데, 돌아가신 조상을 생각하기엔 현실이 너무도 각박하다.
      
  지난 한식(寒食) 날이다. 아들이 승용차를 운전하고, 며느리. 손자 손녀와 같이 선조(先祖) 묘지를 참배했다. 잔디가 곱게 자란 선영 묘역은 살아있는 조상의 집을 찾는 기분이다.
  가지고 온 제물을 차려놓고 큰 절을 올린 다음, 시부모님 묘지 앞에서 점심을 먹을 때는, 한식날 성묘를 온 것이 아니라 유원지로 나들이를 왔다는 착각마저 든다.

  9살 된 손자와 7살 된 손녀는 조상들의 묘지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잔디밭에 뒹굴며 즐겁게 뛰놀고 있다.
  아들과 며느리, 손자와 손녀에게 조상들이 선산에 묻혔다는 사실을 무언으로 자랑하며, 남의 집 사람이 박씨네로 시집와서 조상의 묘지를 찾았다는 데에 기쁨과 함께 가슴이 뿌듯하다.
  가족 묘역에 잠드신 조상들도 자기 앞에서 식사하고 뛰노는 자손을 볼 때,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리라 생각하니, 내 마음도 즐겁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가족들이 행복하고 남을 위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1995. 5. 3. 서울 논현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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