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노병의 독백 - 청와대 비서실-군복을 벗다

[48] 노병의 독백 - 청와대 비서실-군복을 벗다

박경화의 노병의 독백

[48] 노병의 독백 - 청와대 비서실-군복을 벗다

0 1,576 2003.09.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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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노병의 독백 - 청와대 비서실-군복을 벗다

군복을 벗다

상호가 수도 기계화사단으로 전입한 지 1년이 지난 1975년 7월, 북쪽에서 남침 야욕이 증가하자, 대통령(朴正熙)은 조국 수호를 위해서 전력 강화를 육군에 지시한다.

현역사단이나 향토사단에 위임하던 지역 방위 임무를, 예비군 참모부에서 분리하여, 사단을 창설하여 독자적인 방위임무를 부여한다.

대통령은 서울 사수를 지시하고, 군에서는 시가전을 포함한 서울 방어에 대한 구상이 구체화 되고, 각 부대에서 영관 장교가 서울로 나와 지형을 정찰하고 방어계획을 실천한다.

상호도 서울 방어부대 창설요원으로 차출되어, 집에서 00에 있는 00군단으로 출퇴근을 한다.

방어부대 창설요원으로 차출된 영관 장교들이 00에 있는 현역 사단으로 가서, 연병장에 천막을 치고, 영내 생활을 하며 부대 창설에 심혈을 기울인다. 지휘관과 참모가 전후방 각 부대에서 모여들고, 병력과 장비를 받으며 막사를 짓고 훈련장을 개설한다.

사단장(趙柱泰 准將)은 5만분의 1 군사지도를 펴놓고 지휘봉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00산 일대를 예비군 훈련장으로 개설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산속의 흙을 ‘불도우저’로 밀어내어 훈련장이 개설되고, 허허벌판에 건물이 들어선다.

서울 방어에 대한 청사진이 구체화되자, 위성도시 방어에 대한 에비군 종합 훈련장이 안양에도 개설된다. 전방이나 후방이나 부대마다 지역 방어를 위한 작전 지역이 있다.

상호 부대도 새로이 창설된 부대지만, 서울 외곽지역 방어를 위한 작전 지역을 할당받는다.

행정 관서에서 건축을 허가할 때는, 해당 지역이 군 작전 지역에 포함돼 있으면, 총포를 쏘는 사계(射界)를 가리지 않도록 하는 제한 규정이 있다.

이것을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고 하며, 건축을 허려면 먼저 군 당국의 허가를 맡아야 한다. 하루는 합참에서 상호와 같이 근무하던 김(金永七) 군무관이 방문한다.

월남에서 같이 근무했고, 고국으로 와서도 합참에서 같이 근무했으니 각별한 교분이 있다.

그동안의 안부를 뭇고 무슨 용무로 방문했느냐는 상호 물음에, 김 군무관은 친척이 ‘구파발’에서 공장을 가 지고 있는 데, 증축을 하려고 고양군청에 증축 신청을 했더니, 먼저 관할 부대의 허가를 받아오라고 해서, 가능 여부를 타진하려고 자기가 먼저 왔노라고 한다. 김 군무관이 돌아간 이후 무심코 책상 서랍 을 열어보니, 언제 넣었는지 낯선 돈 봉투가 들어있다.                     

김 군무관이 아직 정문을 나가지 않을 시간이라, 위병소에 연락해서 그를 불러들인다.

사무실로 돌아온 김 군무관을 보고, 상호는 “우리가 봉투를 가지고 흥정하는 사이냐”라고 말하며 봉투를 돌려주니, 김 군무관은 말없이 봉투를 받는다.

부탁한 사람의 체면도 있어서, 상호는 “내가 나가서 현장을 보고 조건에 합당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으니, 허가가 나오면 술이나 한잔 사라고 하니, 김 군 무관의 얼굴 표정이 밝아진다.

부대가 제 모습을 갖추고, 예비군이 소집되어 훈련을 하며, 장병이 정상적인 병영 생활을 할 무렵이다. 육군본부 인사 운영감실 직업보 도과(職業輔導課)에서 국영기업체에서 근무할 장교를 물색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다.

과장 자리를 약속하고 있는 데, 영관 장교로선 직위가 낮고 봉급이 적다. 중령 봉급이 한달에 24만원인 데, 국영 기업체 과장은 12 만원이다.

게다가 영어와 일어의 구사가 채용의 전제 조건이라니 희망자가 없다고 한다.

군인으로서 2개 외국어를 구사한다면, 군에도 자리가 얼마든지 보장되는 데, 굳이 군복을 벗고 반액의 봉급을 받으려고 제대를 희망하는 사람은 없다.

교통부 장관과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대통령 앞에서 영관 장교의 취업을 약속했으니, 희망자가 없어서 고민 중이라고 한다.

1977년 12월 연령 만기를 앞둔 상호는 군복을 벗기로 한다.

제대를 12개월 앞둔 1월 초에, 상호는 26년간 정든 군대생활을 청산하고, 국영 기업체인 국제관광공사(社長 金佐鎌)로 출근을 한다.

사단장은 상호가 1950년 12월에 군에 소집되어 26년간 복무하며 월남전에 파병되어 국위를 선양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군을 대표해서 공로표창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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